W. 격정 오늘아침은 역시 따뜻했다. 아침에 비추는 태양은 어느때보다 눈이부셨고, 태형을 서글프게하기 충분한 날씨였다. 침대옆에서는 부스럭거리는 인기척이났고, 그는 인기척이 익숙한 듯 아무렇지도 않게 불렀다. "미르야" 작고 조근조근한 목소리로 부르자, 곧 귀를 쫑긋하고는 몸을 일으켜다가오는 부드러운 오트밀색의 골든리트리버가 자신의 큰 몸을 그의 다리에 부비며 자신을 알렸다. 그 행동에 그가 웃으며 털을 한두어번 쓰다듬고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익숙한 패턴으로 화장실을 가고, 주방에 들어서자 큰 리트리버는 그의 뒤를 졸졸 좆아다녔다. 모든 볼일을 마치고 역시 항상 앉던, 역시 모던느낌의 꽤 널찍한 쇼파 끝의 손잡이부분이 붙어있는 자리에 익숙하게 앉아 손에 쥐고있던 핸드폰을 들어 저장돼있는 유일한 번..
W. 격정 1 동류는 동류를 알아본다고했던가. 그 말을 증명하듯 박지민을 처음봤을때 그 얼굴이 아직도 눈에 선했다. 그건 박지민도 마찬가지일거라고 자부할수있다. 왜냐하면 박지민과 나는 반박할수없을정도로 확실한 동류거든. 뭔가 처음봤는데 느낌이왔다. 술자리에서 주변동기들 사이에 앉아있는 박지민은 피곤한듯 표정하나없이 가만히 앉아있었지만 무언가 설명할수없는 느낌이있었다. 보자마자 눈이시큰거렸다. 그런데도 어쩐지 눈을 뗄수없어 시선을 그대로옮기며 자리에 앉았다. 그순간 무슨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장면처럼 박지민의 고개를들어 나른한 눈으로 나와 눈이 마주쳤다. 특별할꺼없는 행동이었지만 내눈에는 그모습이 슬로우 모션처럼 뇌리에 박혔다. 그순간 박지민의 눈빛이 일순간 바뀌었다. 박지민은 훗날에 말했다. 나에게 ..
W. 격정 가끔 평생친구라는사실에 슬퍼질때가있다. 지금도 기억한다 그때의 그 망발을. 꼬꼬마시절 흔히말하는 코흘리개시절이었을때 내가 김태형한테 나랑 영원히 평생친구하자고 죽을때까지친구하자고 순수한마음에 했던 약속이었는데 그 약속이 훗날와서 내발목을 잡을줄이야. 이제와서 땅을치고 후회해도 소용없는일이다. 그래도 그렇지 아무리생각해도 억울한게 칠칠맞게 약속도 다잊어버리고 다니는 김태형이 이상하게도 그 약속만큼은 기억하고있다 이거지. 내가 은근슬쩍 떠본말에도 뿌듯한표정으로 그건 아직도안잊고있다고 대답하는 김태형을보며 복장터진다는게 어떤기분인지 몸소체험하는 나를 김태형은 죽었다깨어나도 모를 것이다. 아니 김태형은 왜 그런건 찰떡같이기억하고있냐고 니가 머리속에서 자체적으로 스킵해버린 약속들도 그렇게 찰떡같이 기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