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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민뷔전력] 찌질의 역사

격정 2016. 8. 7. 00:01






W. 격정










가끔 평생친구라는사실에 슬퍼질때가있다. 지금도 기억한다 그때의 그 망발을. 꼬꼬마시절 흔히말하는 코흘리개시절이었을때 내가 김태형한테 나랑 영원히 평생친구하자고 죽을때까지친구하자고 순수한마음에 했던 약속이었는데 그 약속이 훗날와서 내발목을 잡을줄이야. 이제와서 땅을치고 후회해도 소용없는일이다. 그래도 그렇지 아무리생각해도 억울한게 칠칠맞게 약속도 다잊어버리고 다니는 김태형이 이상하게도 그 약속만큼은 기억하고있다 이거지. 내가 은근슬쩍 떠본말에도 뿌듯한표정으로 그건 아직도안잊고있다고 대답하는 김태형을보며 복장터진다는게 어떤기분인지 몸소체험하는 나를 김태형은 죽었다깨어나도 모를 것이다.

아니 김태형은 왜 그런건 찰떡같이기억하고있냐고 니가 머리속에서 자체적으로 스킵해버린 약속들도 그렇게 찰떡같이 기억하고있었으면 내가 김태형때문에 받은스트레스 반은 사라질텐데 참 애석한일이다. 일단 문제는 내가 김태형한테 흑심있는건 둘째치고 일단 그래도 관계가발전될 계기라는게 있어야될거아니야 근데 일단 그 얼어죽을 영원한친구 타이틀때문에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거지. 내가뚫린입 이라고 내발목을 내가잡았구나. 옛말에 사람일이란게  어떻게 될지 아무도모른다고 입단속안한 내가 죽일놈이다. 그래도 내가 김태형을 좋아하게 된 다음부터  세상의 이치를 일찍이 깨닫고 말실수는 죽어도 안한다. 이미땅을치고 후회하고있는데 나불될 입이 어딨겠어
 시간을 다시 되돌리고싶다. 하다못해 김태형이 그렇게 순수하고 로망을 꿈꾸는 성격 아니었다면 웃어 넘겨버릴 약속이였을텐데


"...그니까 형도 누구한테도 뭐 약속이니 그딴거하지말라고"


내 앞에 앉아 내이야기를들어주던 호석이형이 고개를 절레절레흔들었다. 한심해죽겠다는 표정은좀 숨기지



"난 그럴일도없어 너도 인생참피곤하게산다"


"또뭐가. 형은몰라 내가얼마나 복잡한지"


"뭘생각해 그냥 질러버려. 내가 태형이를모르냐 너혼자 백날생각해봤자 김태형은 모른다니까 너도 알잖아 김태형알바할때 한달동안 맨날 똑같은 음료시키고 김태형 앞에 앉은 그여자 결국에 혼자 나가떨어졌잖아 마지막에 그때 태형이가 우리한테 뭐라고했더라?"


"미친 그걸어떻게 잊어"


"아맞다 그거였다"



호석이형이 기억난듯 미친듯이 웃었다. 주위 테이블에서 기웃거리며 쳐다볼정도로. 그런데도 제지못한 이유는 나도 존나웃고있거든 하도어처구니가없어서.



"그여자 똑같은것만먹는다고 우리카페 음료맛없어서그러는거아니냐고. 그것도 진지하게. 그정도면 둔한게아니라 뇌를사용안하는거아닐까"


"미친 김태형 것봐 태형이는 그런애라고 니가 백날혼자 고민해봤자 몰라 김태형"


"그건인정"



형은말을하면서도 웃음을 주체하지못하고 웃었다. 하여튼 김태형 속썩인다니까.
호석이형이 술병을 들고 흔들어보이더니 소주 2병을 더주문했다.



"이거 더마시고 저질러버려라"



유독 크게들리는 경쾌하게 병따는소리와 술잔에 술이 차는 소리 그소리가 오늘따라 왜이렇게 귀에 박혔는지는 아무도모를일이다. 그리고 왜 술에취해서 김태형 자취방에 갔는지도 모를일이다. 정말 흑심이있어서 찾아간건 절대아니고. 술마시니까 생각나는게 김태형밖에 없어서 아니 그게아니라 내자취방보다 김태형 자취방이 더가까우니까 그래서 그런거라고치자.
혼자 누구도물어보지않을 이유를 갖가지 핑계를 대가며 머리를 굴렸다. 김태형이 물어볼지도모르니까 사실 안물어볼걸알면서도 누구한테도 들키면안되는 사실인 양 둘러대는 버릇이생긴건 짝사랑을 시작하고부터였던것같다. 이런거보면 피곤하게산다는 호석이형말이 맞는것같기도하고



"야....."


"태형아 나왔어"



뜬금없이 새벽에들리는 현관벨소리에 놀라서 나가자 잔뜩취한 박지민이 애써 비틀거리는 몸을 다잡고 꼬이는 발음에 잔뜩힘줘서는 내이름을 부르는데 하도 그모습이 웃겨서 짜증낼타이밍도 잡지못하고 그냥 박지민을 끌고들어와버렸다.



"새벽에 와서 지랄이야 그냥자라 빡지민"


"응 그럼그럼"



매트리스에 널부러져서 눈감고 고개만 끄덕이는박지민의 모습에 괜히 아까 박지민목소리 녹음안해논게 아쉬워져 바닥에굴러다니는 아이폰을주어들어 박지민 한장찍어뒀다.



"아까 녹음했어야됐는데 아..."



일단 박지민 겉옷부터 벗기고 양말도 벗겼다 세상에 이런 친구가어딨냐 난 평생친구할 자격 충분히갖췄다 장하다 김태형.



"아쫌!"



대각선으로뻗어있는 박지민툭툭치자 자연스럽게 몸을돌려 안쪽으로 반듯하게들어가는 박지민에 복근이 위치해있을 단단한복부에 잘했다고 몇번토닥이고는 뭐했더라. 슬슬 선잠에빠져들때쯤 박지민이 옆에서 부스럭됐다. 이미 거의 잠에 취할쯤이라 눈을뜨기도, 입을 열기도 힘이빠져 잠에빠지고있는데 기웃거리는 느낌이 들더니 별안간 입술에 뜨거운것이 닿았다. 그것도 한번도 아니고 두번이나. 놀란마음과는다르게 난 그것을 시발점으로 잠이들었다. 이런친구가어딨냐 박지민. 이게친구냐. 박지민한테 내가 깨어있었다는건 평생비밀








잘 자고있는데 어느순간부터 내 숨소리가 내 귀에들리는것같기도하고 괜히 쓸데없는게 신경쓰이기 시작했다. 김태형네집에들어와서 내가 매트리스에 누웠나? 누운것같기도하고. 목이좀마른것같기도해서 일어났는데 옆에 누워있는 김태형이 예뻐보이면 술이 덜깬거냐. 와 김태형 진짜로 예쁜게 유죄라면 얘는 무기징역이다 진짜 한참을 김태형얼굴만 보는데 왜자꾸 홀리는것처럼 내 귓가에 호석이형목소리가 재생되는지 모르겠다.

뭘생각해 그냥질러버려 뭘생각해 그냥 질러버려 뭘생각해그냥질러버려 뭘...생각해...그..냥...질러버려?


그냥 미쳤다생각하고 냅다 김태형입술에 저돌적으로 가져다댔다. 정신없는와중에 한번더했다 실감이안나서. 이게 꿈일까봐 볼도괜히 꼬집어보고 내팔뚝도 한번쓸어봤다. 김태형은 꿈에도모를일이지만 있잖아 내가 이렇게나 좋아한다 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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