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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격정







예쁘다예쁘다해줬더니 이건 너무한거아니냐 김태형. 가족여행간다고 전화왔던게 10분도 채 안지났는데 오늘따라 무슨용건이많은지 얼마되지도않아서 또 전화한통이 오는데 기분이 쎄하더라 아니나다를까 가족여행간다던 김태형이 왜 정호석눈앞에 보였냐는거지
너 니애인이랑헤어졌냐? 정호석이 묻는데 이건또무슨 헛소리냐고 욕부터했어야됬는데 전에도 전적이 있는터라 혹시나해서 욕이 안나오더라. 이미 대충 눈치채고 정호석이 말하길 기다리고 있는데 역시나 다른남자랑 같이있다는데 누구냐고그러는데 연애초반이랑 다를꺼하나도 없지 김태형 아주. 일단 대충둘러대고 끊었다. 이와중에 혹시 김태형 이미지안좋아질까봐 변명까지 덧붙여서 말하는 나도 대단하지. 뭐 이미 사정아는 정호석은 구라깐다고 비웃긴 했지만. 징하다고 욕하고 끊는 정호석도 아는 내 사랑을 왜 김태형만 몰라주는지 모르겠다. 일단 남준이형한테 전화를걸었다.


"형 저 지민인데요"

"어"

"김태형 어디있어요?"

"김태형? 니가알지 내가어떻게알아"

"가족여행간다면서요.."

"지랄. 또속았냐 박호구 여전하다"


한심하다는듯 고개를 젓는 남준이형얼굴이 눈에 선해서 전화를 끊었다. 김태형을 짝사랑한지 6년을 넘길때쯤 드디어 김태형이랑 폴인럽할수있었다. 뭐 사실 김태형은 반쯤 술김에 받아줘서 시작한거지만, 중요한건 그렇게 노래부르던 아가페적인 사랑에서 벗어났다이거지. 근데 박호구는 내 숙명인지 벗어나질못했다. 우리가 사귄다고 윤기형이랑 전정국, 그리고 남준이형까지 불러다 앉쳐놓고 발표했을때 드디어 사귀는거냐고 자기가 다 후련하다고 하는 전정국 옆에서 비웃던 윤기형과 떨떠름 하게 웃으면서 잘해보라던 남준이형의 얼굴도 잊어버리기 전에 김태형은 소개팅을 나갔고, 나는 득달같이 달려가서 붙잡아왔지만 차마 화를 못내겠더라 다신 안나가기로 약속하고, 꽤 잠잠하다싶어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망할김태형 이렇게 또 속을썩이지

더이상은 안되겠다싶어서 오늘은진짜한판떠야지 싶어서 씩씩되면서 전화끊기전 대충알려주던 장소로 가려고 차키를 찾는데 또 안보여서 짜증스럽게 머리를 쥐었다 김태형일만 관련되면 꼭 차키가말썽이더라 항상. 망할 차키.망할김태형.











******











"아니 내가뭘 못해줬지 하..."


운전을하면서도 씩씩되는 입을멈추지않았다. 내가 뭘 잘못해서 연애에 골인하고나서도 이렇게 애가타야되는거지. 내가무슨업보가있다고. 아니 자타공인 모두가아는 김태형 호군데 김태형뇌구조좀 누가 알려줄사람 구합니다.  귓가에 김씨집안의 목소리가맴돌았다. 연애 발표했던 날 술 한창 마시다가 남준이형이 슬쩍 밖으로 불러냈다 그리고 불러내서 하는 말이 야 되겠냐? 밑도끝도없이 그렇게물어보는데 알아들은 나도 대단하지 솔직히 예상못한것도 아니었다. 이미 여기저기 날아 다니는김태형도,쉴틈없이 연애사업에 성공하는 김태형도 많이 봐와서 자신만만했다. 그런 한두번본것도 아니고 내가 케어하면 이런일없을줄알았지. 그래서 저번한번도 그냥 넘어갔고, 화도 나지않았다. 근데 이번은 달랐다
이제 슬슬 자신이없어지기시작했다 그래서 그런지 초조하달까. 심호흡을 한번하고 목을한번 가다듬었다.

지금 심정으로는 김태형한테 한대날리고싶었지만 후환이 두려워서 차마못하겠다. 위에 형두명이 버티고있는데 어떻게건들겠어 김씨집안은 나랑 안맞는게 확실했다. 상극도 이런상극이없지 옛날에 무슨 인연이었길래 이렇게 얽히는지. 남준이형은 우리 연애사에서 항상 내편이었다. 형도 가볍게만나고 다니는 김태형을 못마땅해했으니까 근데 김태형이 다치거나, 상처받으면 또 말이달라졌다. 특히 김태형이 울면 물불안가리고 달려들었다. 전에 한번 싸웠는데 너무 답답해서 남준이형한테 전화했더니 술따라 주면서 나보고 고생이많다 그러던 형도 김태형의 울음섞인 칭얼거림 전화 한통에 싸늘해져서는 나를 추궁하는데 아니 방금전까지 이해한다면서요 억울함을 토로 하기도 전에 형 눈빛이 너무차가워서 눈을 내렸다.
내편은하나도없었다. 박지민 고생이많다. 한명이면몰라 그위에 석진이 형은 그냥 어화둥둥 내새끼랄까 연애한다고  했을때도 잘해라 그한마디로 모든 상황을 종료했고, 모든일은 김태형중심으로돌아갔다. 그래서 난 김태형을 털끝하나건들이지못했다.
그래서 지금 눈앞에 김태형과 낯선남자가 있어도 개처럼 달려들지못하는거고.












********










"화났어...?"


일단 붙어있는 김태형과 낯선남자를 떼어놓고 한숨을 쉬는데 도저히 안참아져서차마 김태형은 못건들고 낯선 남자에게 주먹을 날리고, 분이 안풀려서 한대 더 치는데 애인있는지알았던지 별말안하고 재빠르게 도망치듯 사라지는 탓에 별 말씨름할것도없이 김태형을 차안으로 끌고 앉쳤다. 이정도면 잘참았다 젠틀했다 박지민. 속으로 진정시키고 있는데 조용하던 김태형이 눈치를 보며 말했다. 나는 그런 김태형에게 시선도주지않고 차를출발시켰다.


"지민아..."

"잘못해써..."

"지미나..."

"너 그거 저번에도 똑같이말하지않았냐?"


내 차가운말에 김태형이 말을멈췄다. 김태형도 놀랐을테지 내가 자기한데 이렇게 화낸적없으니까. 더이상은 안되겠다싶어 확실히해야겠다 마음먹었다. 방금전까지도.


".........아니지미나...내가 이런일이 처음도아니지만...나도 잘못한거아는데...."


주눅들어서 웅얼웅얼 갈피를못잡는 김태형을보고있자니 있던 분노도 사라지는 기분이라 부들거리는 입꼬리를 멈추기위해 화난척 입술을깨물었다. 슬픈생각하자 슬픈생각 박지민 아까존나빡쳤잖아 그생각하라고.


"..나 손들까...?"


씹덕터지는김태형 진짜내가 미친다. 존나호구박지민 인정. 오늘부로 호구로 성을바꾼다. 근데 진짜 인간적으로 저렇게 숨막히게귀여우면 감당이안되잖아 정도껏해야지.내가이러니까 김씨집안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거야 내가 김태형이 조금만 덜귀여웠어도 내가 남준이형한테 한마디했다. 잘못을했으면 잔망스럽지나 말던가 내가 평생 김씨집안노예다.


"어."


내말에 시무룩하게 두손을 올리는 김태형은 제가 얼마나 귀여운지 자각하지못했다. 이렇게 귀여운짓만하면 좋으련만. 할말은많은지 작게 변명하는 모습이 영락없이 초등학생이 엄마한테혼난 모양새라 왜 석진이형이 그렇게 김태형을 싸고도는지 알것같기도하고.


"내가 이렇게 거짓말치고 나가지말랬지"

"..응.."

"진짜 너때문에 힘들다 태형아"


진짜 넌 내 노고를알아줄필요가있다고 생각안하니. 내가 부족하게준게 뭐있어 난 내가 이시대의 사랑꾼이라고 자부할수있는데.


"나 미워할꺼야? 나진짜 이제조심할껀데..."


말투하나하나가 사랑받은티가나서 사실 미운짓을해도 미워보이지않았다. 그게문제였다. 아무리화를내려 마음 먹어도 이미 지고들어가는 싸움이라 별소용없었다. 언제쯤 제대로 화를낼수있을까. 윤기형이 까맣게 타서 오는 날쯤? 그런날없다는거지


"나 사랑해줘"

"김태형"

"응, 응?"

"나 어때"


내물음에 김태형은 그냥 이해못한표정으로 나만 쳐다 보고 있었다. 예쁘면다냐
더이상은 안되겠다. 이참에 하자우리.  홧김에 저질러버렸다. 이럴때도 됐잖아 나정도면 구색은 맞잖아 태형아


"니 결혼상대로 어떻냐고 나지금 프러포즈하는건데.
이제 불안해서 안되겠다 나랑하자. 결혼"

"싫다면?"

"후회할껄?"

"그럼 해줄게 내가"


어느새 팔내리고 특유의 망충한 웃음을짓고있는 김태형때문에 미치겠다정말. 이제 연애말고 결혼해 골인해보자 내가 너때문에 얼마나 애가탔는데 무지막지하게 매력적인 김태형 드디어 내가 갖는다


"태태이제 큰일났네. 코 꿰인거야 아무것도못해"

"속안썩일게 기대해"

"뭘기대해"

"뜨거운 밤~?"



내마음에 불을지른 발칙한 김태형은 오늘도 평화로웠다.








****

-짝사랑의호구랑 이어지는거라고 생각해주세요 뭐시간나면 텍본합칠수도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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